여기서 문제. '안 씻은 손 VS 젖은 손' 둘 중 어떤 손이 위생에 더 나쁠까. 최근 영국 메트로지 등에 따르면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웨버 박사는 "제대로 건조하지 않은 손이 씻지 않은 손보다 더 비위생적일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손을 씻은 뒤 제대로 제대로 건조하지 않은 손이 씻지 않은 손보다 더 비위생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pixabay
웨버 박사는 "대장균과 같은 세균은 젖은 손을 포함해 축축한 표면에서 번성한다"며 "연구에 따르면 건조한 손에 의한 미생물 전파는 0.06%에 불과했지만, 축축한 손에 의한 미생물 전파는 8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손을 깨끗이 씻어도 잘 말리지 않고 다른 물체를 만지면 손에 쉽게 세균이 묻을 수 있고, 이를 다른 곳에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도 이런 이유로 "손을 완전히 말리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손 닦은 뒤 물기 없애는 추천 VS 비추천 방법은
그는 손의 물기를 없애는 위생적인 방법으로 우선 ‘페이퍼 타월 사용’(가정에선 깨끗한 면 타월)을 꼽았다. 다만, 환경을 고려해 페이퍼 타월을 필요 이상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웨버 박사는 페이퍼 타월 대신 화장실용 휴지를 사용하는 건 비위생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장실 휴지에 묻어 있던 오염물이 손에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물기를 옷에 닦기도 한다. 웨버 박사는 "이렇게 하면 손은 말릴 수 있어도 옷에 묻어 있던 오염물로 손이 다시 더럽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손에 남은 물로 머리카락을 만져 스타일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웨버 박사는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 없이 화장실을 나설 순 있지만, 손은 씻기 이전과 같이 더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방법은 머리카락에 묻어 있던 대장균이 손으로 옮겨 갈 위험이 있다.
핸드 드라이어 사용은 건조에 효과적이나,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경우 기기에 세균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 유타주의 한 시민은 공중 화장실, 영화관과 주유소 화장실 등에 설치된 핸드 드라이어 아래 세포 배양용 접시를 몇 초간 노출 시킨 뒤 3일 후 이 접시가 어떻게 변했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접시엔 세균과 곰팡이가 눈에 띄게 발견됐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등은 올바른 손 씻기 방법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두 번 부르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약 20초) 손에 충분한 양의 비누를 묻혀 구석구석 닦으라고 설명한다. 손을 물로 헹군 후엔 페이퍼 타월로 손을 완전히 닦은 뒤 수도꼭지를 잠글 때도 이 페이퍼 타월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