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상처도 남았는데…가을태풍 3개 한반도 에워쌌다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5일 포착한 제12~14호 태풍의 모습. 왼쪽부터 12호 태풍 무이파, 14호 태풍 난마돌, 13호 태풍 므르복. 사진 RAMMB/CIRA/CSU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5일 포착한 제12~14호 태풍의 모습. 왼쪽부터 12호 태풍 무이파, 14호 태풍 난마돌, 13호 태풍 므르복. 사진 RAMMB/CIRA/CSU

가을 태풍 3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북상하는 가운데 14일 발생한 제14호 태풍 난마돌(NANMADOL)이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에 발생한 태풍 난마돌은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350㎞ 해상에서 시속 6㎞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난마돌은 미크로네시아에 있는 유명 유적지의 이름이다. 

중심기압은 994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21m에 달하고 태풍의 눈이 보이지 않는 등 아직은 완벽한 태풍의 모습을 갖추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난마돌은 북상 중에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세력을 키워 16일에는 강도 ‘강’의 태풍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난마돌이 19일 오후 3시에 일본 가고시마 서북서쪽 약 21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 태풍의 강풍반경은 3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에워싼 태풍들…경로 예측 어려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서 발생한 12호 태풍 무이파(MUIFA)와 13호 태풍 므르복(MERBOK)도 난마돌 서쪽과 동쪽에서 함께 북상을 이어가고 있다. 위성 사진을 보면 3개의 가을 태풍이 한반도를 넓게 에워싸고 있는 형태다. 


12호 태풍 무이파의 경우 15일 새벽에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해 중국 동해안 지역을 훑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제주와 남해안 지역에는 강풍 특보가, 바다에는 풍랑 특보가 내려졌다. 13호 태풍 므르복은 일본 동쪽 먼바다에서 북상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고 있는 태풍 난마돌의 경로다. 19일에는 제주 남동쪽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보이는 데 12호 태풍 무이파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 등의 영향으로 경로의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태풍이 제주 남쪽까지 접근했다가 북태평양고기압에 밀려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

장익상 기상청 통보관은 “한반도를 기준으로 서쪽과 남쪽에 태풍이 있고, 일본 쪽으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하는 등 복잡한 기압계 속에서 경로의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16일 이후에야 경로의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난마돌 외에 추가로 가을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서태평양의 수온이 28도를 넘는 등 태풍이 발생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데다가 태풍의 북상을 돕는 북태평양고기압 역시 세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51년 이후 우리나라가 9월에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는 1959년과 2019년으로 각각 3번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을 태풍이 추가로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