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함을 기함으로 한 항모타격단이 다음 주 부산에 입항한다. 사진은 레이건함을 중심으로 한 항모타격단의 모습. 사진 미 해군
1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7함대 소속 핵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다음 주 부산에 입항한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태평양함대는 레이건함을 기함으로 한 항모타격단이 전날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항을 출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항모타격단에는 타이콘데로가급 미사일 순양함인 챈슬러스빌함(CG 62),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배리함(DDG 52)과 벤폴드함(DDG 65)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2일 필리핀해에서 로널드 레이건함의 함재기인 F/A-18E '슈퍼호넷'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핵항모 입항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칼 빈슨함(CVN 70)이 한ㆍ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들어왔다. 이후 그해 11월에 레이건함, 니미츠함(CVN 68),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등 항모 3척이 매우 이례적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로는 미 핵항모와 연합훈련은 실시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 4월에 에이브러햄 링컨함(CVN 72)이 동해에 들어왔지만, 해군과는 연합훈련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군 안팎에선 이번 핵항모 입항을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신호탄으로 바라본다. 핵항모 자체는 비핵무기 전략자산이지만, 군사적 압박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 해군 항모 1척이 한 국가의 공군력에 맞먹는 항공기를 싣고 다닌다”며 “2개 이상의 항모타격단이 동시에 한반도 주변에 전개될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큰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군의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는 괌에서 이륙하면 2시간 내에 한반도에 닿는다. 사진 미 공군
또 핵 무장이 가능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한반도를 다녀간 뒤 나중에 공개하는 방식도 있다. 미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양 위원은 “F-35A 전투기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개량 작업이 막바지 단계”라며 “이같은 개량 기종(F-35 DCA)은 향후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에 배치한 F-16을 대신해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무장을 기체 내부에 탑재하는 만큼 겉으로는 식별이 안 된다”며 “한반도에 미 공군 F-35A가 뜨기만 해도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남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선 양국 간 EDSCG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실험 시 어떤 조치를 취할지와 미국의 확장 억제가 실제로 잘 작동될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