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들이 물에 잠겼던 연주공장 유압 펌프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생산이 중단된 지 8일 만에 철강 반제품 생산을 재개했다. 이번 태풍 때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 라인도 90%가량 배수가 완료돼 일부 공장에 전기 공급을 복구했다.
14일 포스코홀딩스는 “포항제철소의 고로 3기와 파이넥스 2기 등을 정상 가동하고, 제강·연주 설비 재가동을 통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 생산을 재개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 측은 “민·관·군 합동 복구 작업에 힘입어 일주일 만에 고로를 재가동하며 고비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힌남노 상륙 당시 시간당 최대 110㎜ 폭우로 인해 인근 냉천이 범람하며 침수 피해를 보았다. 이튿날부터 시작된 복구 작업엔 포항·광양제철소 등 그룹사·협력사 임직원을 비롯해 경북도·소방청·해병대 등 전국 50여 개 단체·기업의 인력이 24시간 동원됐다.

14일 소방대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해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는 모습. 사진 포스코
소방청은 국내에 2대뿐인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 전체를 포항제철소에 배치했다. 분당 최대 7만5000L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장비로, 침수된 제철소를 복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해병대도 분뇨 수거 차량 등을 배치하고 포스코 직원들의 근무복 세탁을 지원했다.
포스코 고객사는 물론 경쟁사까지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고압세척기·발전기 등을 지원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포항제철소의 토페도카(쇳물 운반 용기를 실은 차량)가 침수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5기를 급파했다. 광양제철소 협력사 20곳은 370여 명의 전문인력을 파견했다. SK그룹 ‘행복얼라이언스’는 사흘간 밥차를 지원했고,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세탁 구호 차량을 보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