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동원엔터 합병안 통과…11월 공식 출범

동원그룹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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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이 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공식 결정했다.

동원산업은 14일 서울 양재동 동원산업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계약서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합병 기일은 11월 1일이고, 같은 달 16일 합병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되고,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되는 것으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변경된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부터 합병을 추진해왔다. 동원 측은 “중복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사업영역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합병의 핵심 목적”이라고 밝혔다.  

동원산업은 당초 합병 비율을 기준 시가에 근거해 1대 3.838553, 합병 가액은 24만8961원으로 각각 정했었다.


하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총수 일가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산출해 상장사인 동원산업에 대한 오너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당시 “일반 주주의 권리를 침탈하는 수준으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블래쉬자산운용‧이언투자자문‧타이거자산운용 등 기관도 동참했다.

이후 동원산업은 합병 비율과 합병 가액을 자산가치에 근거한 1대 2.7023475, 38만2140원으로 조정했다. 그만큼 동원산업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졌다.

합병 비율 조정으로 총수 일가의 합병 회사 지분율은 기존 안의 65.81%에서 58.64%로 7.17%포인트 낮아지게 됐다.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은 17.38%에서 15.49%로,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은 종전 48.43%에서 43.15%로 지분율이 낮아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동원산업 관계자는 “합병에 관한 남은 절차를 투명하게 마무리하고 그룹의 성장 로드맵과 시너지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제 동원이 주주들의 요구에 자산가치 기준의 합병 비율을 다시 제시한 건 그간 다른 기업에서 보기 힘들었던 이례적 사례”라며 “향후 다른 기업에서도 소액주주 입장에서 물적 분할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와 이해관계 충돌이 생길 경우에 조율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원산업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주식 분할을 위한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존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해 주당 단가를 낮추고 유통 주식 수를 확대한다.

동원산업은 지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기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6723억원, 영업이익 179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2%, 41% 성장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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