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른바 '원정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사진은 1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와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8/5c4c94a6-e884-49d2-8ffc-27b4f139de00.jpg)
거래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른바 '원정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사진은 1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와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집값 하락세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서울, 수도권 등 외지인들이 지방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른바 '원정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거래 2만1836건 가운데 외지인(관할 시도 외)에 의한 거래가 5576건으로, 그 비중은 25.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23.5%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 4월 30.6% 이후 5월 29.5%, 6월 26.9%, 7월 25.5%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비율은 집값 상승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9월에는 33.8%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9개월 사이 8.3%P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규제를 피해 지방의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저가주택에 대한 외지인 매수세가 활발했다.
최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공시가 3억원 이하 지방 저가주택을 2건 이상 계약한 매수인은 7만8459명이었으며, 이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21만1389건으로, 33조6194억원 규모에 달했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이런 움직임마저 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거주자가 다른 지역 아파트를 사들이는 비중 역시 줄고 있다.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서울 지역 거주자들이 매수자인 비중은 6.5%로 지난 4월(8.2%)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서울 거주자의 ‘원정 투자’ 비중은 지난해 9월 9.6%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4월 8.2%에서 5월 7.7%로 낮아졌고, 6월 이후 7%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른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부동산원의 8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0.29%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0.55%) 후 13년 7개월 만의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연말까지 전국에 16만 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공급 물량은 넘쳐나는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도 '원정 투자' 행렬이 줄고 있는 이유다. 국토부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6월보다 12.1%(3374가구) 늘어났다. 전국적인 미분양 물량이 3만 가구를 웃돈 것은 지난 2020년 5월(3만3894건)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509가구에서 7개월 만에 4529가구로 약 3배 불어났다. 지방은 같은 기간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1만 가구 넘게 늘어났다.
다만 다른 지역 거주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비중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다른 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투자 비중은 4월 21.4%, 5월 21.8%, 6월 19.6% 등이었는데, 7월에도 21.1%를 나타냈다. 부동산 침체기지만 서울 아파트 투자 수요는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