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입학처 앞에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정시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 이어질 듯
비수도권 대학들은 미리 인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수시를 선호한다. 수시에 최종합격한 학생은 정시에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이 수시에서 학생 충원을 못 할 것으로 예상해 대규모 인원이 정시로 이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도 적지 않은 비수도권 대학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입 정시에서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해 미달한 대학 18곳 중 15곳이 비수도권 대학이었다. 또 경쟁률이 3대 1 이하여서 ‘미달 위험’인 대학(59개교)의 83%(49곳)를 비수도권 대학이 차지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대발전특별협의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자구책으로는 한계, 정부가 나서야”
익명을 요청한 부산의 한 사립대 교수는 “지방대가 무너지면 지역경제에도 타격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며 “국정과제에 지방대 살리기가 포함됐는데, 아직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충남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면 재정이 악화하고 그 피해는 다시 학생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대학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대학의 자구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대학 12곳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19.56대 1로 전년(19.05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올해 고3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3.5% 감소했는데도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높아졌다. 이는 일부 대학의 논술 전형에 지원 자격 제한이 없어 ‘N수생’들이 많이 몰린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의예과 논술 전형을 신설한 성균관대의 수시 논술 전형 경쟁률은 101.92대 1로 전년(77.59대 1)보다 크게 높아졌다. 한양대 논술 전형 경쟁률도 107.94대 1로 전년(97.51대 1)보다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