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이영하, 학폭 논란 법정 섰다…"재판 통해 밝힐 것"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휩싸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5)가 법정에 섰다.  

학폭 문제로 기소된 뒤 21일 첫 공판에 출석한 이영하. 연합뉴스

학폭 문제로 기소된 뒤 21일 첫 공판에 출석한 이영하. 연합뉴스

 
이영하는 2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장으로 들어서기 전 "재판 과정에서 모두 설명하겠다"고 말했고,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가'라는 질문에 "그 부분도 재판 과정에서 밝히겠다"고 답했다. 또 '시즌 중에 이런 일이 벌어져 팀에 미안한 마음도 있을 것 같다'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동기인 김대현(LG 트윈스)와 함께 지난해 2월 학폭 논란에 휘말렸다.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후배 A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영하와 김대현에게 학창 시절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또 방송사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폭력에 시달린 후유증으로 인해 학교와 야구부 훈련에 나가지 못한 적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영하와 김대현 모두 이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영하는 당시 에이전트를 통해 "단체 집합으로 야구부 기강을 잡으려고 한 적은 있다. 이 부분은 사과한다"면서도 "특정인에게 가혹행위를 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김대현도 변호사를 통해 "A 씨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두산과 LG 구단은 A 씨와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관계자를 여러 차례 만나 진상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자 판단을 유보했다. 그렇게 둘의 학폭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학폭 문제로 기소된 뒤 21일 첫 공판에 출석한 이영하. 뉴스1

학폭 문제로 기소된 뒤 21일 첫 공판에 출석한 이영하. 뉴스1

 
하지만 A씨가 지난달 이영하와 김대현을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의뢰를 받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고, 결국 둘은 검찰 송치 후 특수폭행·강요·공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영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 군 복무 중인 김대현은 군사법원에서 각각 재판을 받는다.

두산은 기소 사실을 파악한 뒤 지난달 21일 이영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영하는 이후 퓨처스(2군) 경기에도 나서지 않고 재판을 준비해왔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마운드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 출신인 김선웅 변호사가 맡았다. 김 변호사는 "고교 재학 중 벌어진 일이라 공소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영하 선수는 경찰 조사만 받았고, 검찰은 피해자 조사만 하고 기소했다. 공소 시효 때문에 기소 등이 빨리 진행된 것 같다"며 "재판에서 기소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