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에 출마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세' 룰라, 1차 투표서 당선 노려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진 이번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매주 1%P씩 지지율이 상승 중인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체된 상태다. 브라질은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의 절반보다 한 표라도 더 확보한 후보가 나오면 결선 투표 없이 곧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만으로 30일 결선투표를 치러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전자투표로 치러지는 대선 투표는 이날 오후 5시(한국 시간 3일 오전 5시)까지 진행되며, 이르는 오후 9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브라질 쿠리치바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선거 후 나라 쪼개지나" 극한 갈등·분열
보우소나루는 막판까지 “여론조사 결과는 믿지 않는다”며 룰라의 과반 승리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또 대선 투표 결과를 인정하고 승복할 것이냐는 언론의 질문에 끝까지 즉답을 피했다. 특히 지난 6월엔 “만약 대선에서 진다면 표를 도둑맞았기 때문이며, 필요하다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월 6일 미국에서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의회 난입 사건이 브라질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브라질 벨렘의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록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브라질은 “대선 후 나라가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두 후보의 지지세력 간 분열이 심각한 상태다. 각 후보 지지자 사이에 폭행은 물론 살인 사건까지 벌어졌다. 브라질 싱크탱크인 수다파스의 캐롤라이나 리카도 디렉터는 “현재 브라질에는 무장한 민간인으로 이뤄진 부대가 존재하며, 선거 후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美 뒷마당' 중남미 좌향좌, 파고드는 中
특히 룰라 전 대통령은 2003~2010년 동안 연임하며 중남미의 좌파 물결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외신은 ‘좌파 대부’인 그가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좌파 정부들과의 강력한 협업을 이끌어내며 사회 정책 어젠다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 전망한다.
미국 퀸시연구소의 온라인 매체인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는 “룰라의 승리는 미국에 일종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미국의 뒷마당’이라 불려온 중남미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온 중국은 룰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은 과거 핑크타이드를 틈타 이념적인 동질성을 내세우며 중남미로 약진하기 시작했고, 최근 무역과 투자 등 경제협력과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앞세워 진출 속도를 높여왔다. 특히 브라질은 지난해 중국 투자액이 8조원(60억 달러)에 달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매체 네오피드는 “룰라 당선시, 브라질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친미 성향의 보우소나루는 대(對)중 교역은 늘려가겠지만 중국과 영구적인 평화협정을 맺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햄프던-시드니 칼리지의 안드레 팔리아리니 역사학과 교수는 “미국은 브라질이 중국을 적대자로 보길 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향후 브라질에 미·중 사이에서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기보다, 상호 이익에 기반한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게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