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또 다른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목표가 1억인데 500만원 더 리딩해주셔서 1억 500만원으로 마감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기분이 좋은 듯 치킨 쿠폰을 채팅방에 뿌렸고, 김씨는 홀린 듯 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렇게 김씨를 포함한 306명이 자칭 전문가가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냈고, 총 144억여원의 투자금은 증발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기 범행엔 오모(26)씨 등 20대 일당이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조용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게 지난달 23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공범 김모(25)씨와 황모(27)씨에겐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로부터 각각 400만원~1000만원을 추징하고, 오씨의 계좌에 있던 2억1500만여원을 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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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이 일당은 투자전문가와 바람잡이로 역할을 나눠 피해자들을 속였다. “주식 정보를 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들을 오픈 채팅방으로 유인했고, 공범이 이 방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면 오씨 등은 “수익률이 항상 높았다”, “어제 같이 (리딩에) 따라가서 수익을 봐 기분 좋다”와 같이 분위기를 띄웠다. 돈다발이나 고급 외제 차 사진도 채팅방에 올렸다. 오씨 등은 실제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투자를 한 적도 없고 잘 알지조차 못했지만, 채팅방에선 마치 큰돈을 번 것마냥 행세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가짜 사이트에 접속한 뒤 계좌로 돈을 보내면 그 돈은 일당이 미리 마련한 대포통장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가로챈 돈으로 오씨 등이 고급 시계나 가방 등 명품을 마련했다는 게 수사기관 판단이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서울경찰청)과 검찰(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이어졌고, 오씨 등은 지난 5월 9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모두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수가 많고, 가로챈 돈 또한 거액”이라며 “피해 회복 또한 용이하지 않아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 일당의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공범들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