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둥펑-27이 2019년 이전부터 이미 운용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2019년 10월 1일 중국 건국절 열병식에서 전신인 둥펑-17은 최초 공개됐지만, 둥펑-27은 의도적으로 비밀에 부쳐졌다고 밝혔다.

중국 군이 둥펑(東風)-17의 개량형인 둥펑-27을 4년전부터 운용해 왔다는 홍콩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둥펑-17 탄도 미사일 부대가 천안문 광장을 지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해당 소식통은 "둥펑-27은 2019년 이전부터 로켓군에 배치됐지만, 인민해방군은 '비장의 무기(둥펑-27)'를 너무 일찍 공개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SCMP에 전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2021년 연간 보고서에서 둥펑-27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둥펑-27은 사거리가 5000∼8000㎞로 새로운 형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일 수도 있다.
둥펑-27은 올해 초 유출된 미국 기밀문서에도 등장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유출 문서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올해 2월 25일 둥펑-27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미국 미사일 방어망(MD)을 뚫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P가 인용한 문서에 따르면 시험 당시 둥펑-27은 12분간 1300마일(약 2100㎞)을 날았다.
다만, 해당 미사일의 복잡한 운영 체계 특성 탓에 공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군 소식통은 둥펑-27 시험 성공 등이 언급된 유출 문서 내용과 관련해 "둥펑-27은 매우 복잡한 운영 체계를 지니고 있어 지난 몇 년간 운용되고 있음에도 인민해방군이 꾸준히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SCMP에 전했다.
SCMP는 둥펑-27이 중국 본토에서 쏘면 미국 하와이나 알래스카에 도달할 충분한 사거리임에도, 일본이나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뤼리스(呂禮詩) 대만 해군사관학교 전(前) 교관은 "미국은 몇 년 전부터 중국군의 둥펑-27 배치 계획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하는 등 괌의 방공망 점검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 성주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2017년 배치된 이래 처음으로 기지 밖에서 발사대 전개훈련이 진행됐다. 주한미군은 전반기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한미연합연습과 연계해 사드 원격발사대 전개 훈련을 첫 시행했다고 한미가 3월 24일 밝혔다. 사진은 주한미군이 사드 발사대 훈련 사진과 함께 공개한 패트리엇 사진. 연합뉴스
한편, 지난해 8월 초 중국 SNS 상에는 둥펑-27로 추정되는 미사일 동영상이 돌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에 돌입하기 며칠 전, 중국군 동부 전구가 올린 무력시위 영상에서다. 해당 동영상에 나타난 여러 미사일 중 유독 한 발의 첨두부를 흐리게 처리돼 있는데, 이 미사일이 둥펑-27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둥펑-27의 실제 모습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
둥펑-27과 같은 극초음속미사일은 낮은 고도에서 통상 음속의 약 5배(마하 5)를 넘는 빠른 속도로 날아가 탐지가 어렵다. 또 비행 궤적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현재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러시아 등은 미국의 첨단 미사일방어망을 뚫기 위해 극초음속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를 주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