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신임 원내대표단을 관저로 초청해 저녁 식사를 나눴다”며 “이 대통령은 원내대표단에 민생 개선을 위한 입법부와 행정부의 협업과 교감이 매우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원내대표단은 민생회복과 개혁ㆍ민생 입법에 진력하는 한편 국민과의 소통 창구가 되겠다는 의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브리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G7 회의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과거 소년공이던 시절을 공유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룰라 대통령이 눈물을 다 글썽이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캐나다 방문 당시 이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등을 두드리는 장면은 화제였다. 이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를 들려주며 “멕시코 대통령이 자신의 높은 지지율 비결은 일주일에 3~4번씩 시민들과 야당 의원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의원 외교가 놀러 가는 게 아니다. 국익을 위해 의원님들이 힘써 달라”며 의원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다만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회의에 불참키로 한 경위나, 중동 정세 등 당면한 외교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만찬 자리에선 잠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이 대통령이 이날 유임시키기로 한 결정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일부 의원들이 “우리는 농해수위에서 워낙 맺힌 게 많다”“양곡법 문제 등이 있어서 인선에 놀랐다”는 등 우려를 표하자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때 보니 업무 파악도 잘 돼 있고 능력 있는 공무원이더라”라며 “선거 때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편 저편 가르지 않고 능력 있으면 쓰겠다고 했으니 임명한 것이다. 잘못한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써는 준비가 돼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