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며 상승가도를 달리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화려한 시작과 달리 생산 중단과 파산에 이르며 내리막길에 접어든 사례가 있고, 혹은 전기차 3대장으로 꼽혔으나 예전만 못한 업체도 있다. 전통의 강자와 신흥 다크호스,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헝다와 레이딩, 깜짝 스타의 추락

사진 车一网 캡처
마찬가지로 레이딩 자동차도 저속 소형 전기차로 이름을 알리며 한때 28만 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산시(陕西) 친싱 자동차(秦星汽车)를 인수하는 등 깜짝 전성기를 누렸다.

사진 车一网 캡처
레이딩 자동차의 경우 얼마 전 ‘파산’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소식에 따르면, 레이딩 자동차는 올해 들어 약 100건의 민사 사건에 휘말렸으며, 계약 분쟁 소송으로 4000만 위안(약 75억 8800만원)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3대장의 엇갈린 현실

왼쪽부터 웨이라이, 리샹, 샤오펑. 사진 深燃财经 캡처
반면, 리샹은 지난 4월 총 2만 5681대를 인도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이는 동기 대비 6배, 전월 대비 23% 늘어난 것으로, 전기차 3대장 가운데 리샹의 독주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신에너지 차 매출 TOP10에서 비야디(比亚迪·BYD)가 누적 판매량 70만 2000대로 1위를 차지했다. 비야디가 왕좌를 공고히 한가운데 업계는 더욱 다원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전통 자동차 업체들은 신에너지 차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으나,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현재 시장의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저우 자동차(广汽)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안(埃安)을 비롯해 지리 자동차(吉利), 창안 자동차(长安) 등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신흥 업체들을 판매량에서 앞서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내 신에너지 차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乘用车市场信息联席会)에 따르면, 2023년 연간 중국 국내 승용차 예상 판매량 2350만 대 가운데 신에너지 차 판매량이 850만 대(36%)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전례 없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의 신에너지 차 보조금 폐지 이후, 생존을 위한 저가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제품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적자생존의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며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