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재욱 도봉구의사회 총무이사가 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진료 실행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최종안을 30일 발표했다. 당국은 다음 달 1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되면서 비대면 진료를 시행하는 법적 근거가 사라지게 되자 제도 공백을 막기 위해 시범사업으로 이를 이어가겠다고 지난 17일 발표했었다. 이번 시범사업은 기존 발표대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거동불편자 등 비대면 초진 일부 허용
![보건복지부가 30일 공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 [복지부 자료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5/30/f7cd3233-8c38-4662-bd28-9574d005da29.jpg)
보건복지부가 30일 공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 [복지부 자료 캡처]
복지부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섬·벽지 환자나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등 거동불편자, 감염병예방법상 1·2급 감염병 확진 환자는 초진이어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소아 환자, 야간·휴일에 처방 제외한 비대면 의료 상담 가능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날 사전설명회에서 “의학계에선 (소아·청소년 초진 허용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지만, 부모 쪽에선 밤에 아이가 열이 날 경우 맘 카페에서 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보단 의사와 상담해 대처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다”라며 “처방까지는 어렵지만, 의학적 상담은 가능하게 해 응급실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 대처 방안을 조언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계와 일부 부모들 사이에선 “처방전 없는 상담이 무슨 의미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 업계 단체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야간·휴일 소아 환자 비대면 처방 금지는 육아 가구의 고통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소아·청소년과 대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정부에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병원급 기관, 희귀질환자 등에 비대면 진료 가능
모든 비대면 진료는 화상 진료를 원칙으로 하되 스마트폰 사용이 곤란한 환자는 음성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유·무선 전화가 아닌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로는 진료를 받을 수 없다.
수가 30% 가산…비대면 전담기관 운영 금지
![팬데믹 이후 정부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닥터나우 외에도 다양한 비대면 진료 앱들이 출시됐다. 왼쪽부터 올라케어, 굿닥, 메디르.[각 사]](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5/30/b2de309b-ea9e-487c-8b8d-a1e43d36d63c.jpg)
팬데믹 이후 정부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닥터나우 외에도 다양한 비대면 진료 앱들이 출시됐다. 왼쪽부터 올라케어, 굿닥, 메디르.[각 사]
그러나 환자 단체와 소비자 단체에선 비대면 진료 수가 가산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대면 진료보다 수가를 더 주면 (의료계에서) 비대면 진료를 더 선호할 수 있어 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국은 비대면 진료·조제만 하는 전담기관 운영을 금지하며 진료·조제 건수는 월 전체 건수의 30% 이하로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또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이나 마약류는 비대면 진료 처방이 불가하다.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이메일을 활용해 전달할 수 있다. 의약품 수령은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의 대리 수령이 원칙이다. 재택 수령은 직접 의약품 수령이 곤란한 섬·벽지 환자와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에 한해 허용된다.
6월 1일부터 시행…3개월 계도기간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제한된 범위에서 실시되는 것”이라며 “향후 시범사업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 발전시켜 안정적인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