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주차돼 있던 타다 차량들. 사진 뉴스1
기사 포함 렌터카 ‘타다 베이직’이 불법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1일,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전 VCNC 대표, 쏘카와 VCNC 법인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확정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등 택시업계가 “타다베이직은 불법 콜택시”라며 검찰에 고발, 2019년 10월 기소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이 전 대표는 같은 글에서 혁신 동력을 가로막은 기득권을 성토했다. 그는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꾸어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그게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라고 했다. 당시 타다 대표였던 박재욱 현 쏘카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무죄가 됐다고 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했던 그때의 타다가 돌아오진 못 한다”며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제2의 타다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과 방식을 만들고자 했던 기업가의 노력이 좌절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웅(左), 박재욱(右).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02/262360b4-485e-45ff-92f5-e795e8137249.jpg)
이재웅(左), 박재욱(右). [연합뉴스]
스타트업계, “환영하지만…더 이상은 안 된다”
무죄인데…이미 멈춘 모빌리티 시계
기부금 납부, 장소·시간, 운영대수 제한 등 독소 조항으로 인해 택시 이외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시장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타다 역시 급격히 위축됐다. 택시 호출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적자에 시달렸다. 모회사인 쏘카는 2021년 10월 타다 지분과 경영권을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했다. 업계에선 토스가 타다의 재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혁신 사업이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정치권이 싹을 뽑아버렸다”며 “승객도 택시기사도 나아진 게 없고, 특정 사업자 독과점만 심해진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때 ‘가맹택시’ 업계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자로 꼽힌 마카롱택시는 경영난 끝에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우버·티맵모빌리티 합작사가 만든 우티택시는 한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반면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기준 택시 호출 시장의 94.5%, 가맹택시 시장 73.7%를 독식하고 있다. 법인택시 회사를 운영 중인 김재욱 태평운수 대표는 “현재 택시 서비스로는 차별화가 어려워 이대로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쭉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