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저효과에 물가 상승세 둔화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8% 떨어진 게 물가상승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 5월(-18.7%)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통계청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0.99%포인트 떨어트렸다고 분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치킨과 피자 밀키트를 고르고 있다. 뉴스1
공공요금·외식 물가 여전히 높아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9%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의 0.9%포인트를 끌어 올렸다. 외식 물가는 4월(7.6%)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소폭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피자(12.2%), 햄버거(10.3%), 김밥(10.1%) 등 1년 전보다 10% 넘게 오른 외식 품목도 눈에 띄었다.
“2%대 갔다가 다시 3%대 오른다”
실제 지난달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올해 2~4월 꾸준히 4%를 기록하다가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둔화 폭이 작았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은 제외하고 측정한 물가 수준으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한은은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등을 향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고물가로 인한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중산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이날 공개한 '가구특성별 소비자물가 작성 결과'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를 제외한 중위 60%의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2%다. 전체 가구 대상 물가 통계를 가구의 지출 비중에 따라 재조정한 결과다. 상위 20%(5%), 하위 20%(5.1%)보다 높았다. 또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물가 부담이 컸고, 1인 가구보단 2인 이상 가구가 체감 물가상승률이 더 높았다. 가구 특성별 소비자물가는 국가승인통계가 아닌 실험적 통계로 가구 특성별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