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동결' 대학 등록금…"물가 고려하면 20% 낮아진 것"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학 총장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학 총장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5년간 대학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등록금은 20%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수도권 사립대 중 81%는 운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대학 등록금 및 사립대학교 운영손익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실질등록금은 국·공립대학 380만8000원, 사립대학 685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대교협은 2011년대비 실질등록금이 국공립은 20.8%, 사립대학은 19.8% 낮아진 수준이라고 밝혔다.

설립 유형별 평균 실질등록금 변화 추이.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설립 유형별 평균 실질등록금 변화 추이.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앞서 대교협이 발표한 올해 학생 1인당 명목등록금은 국·공립대학 420만3000원, 사립대학 756만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만2000원, 4만8000원 증가했다. 2011년과 비교했을 때는 국·공립대학은 2.7%, 사립대학은 1.5% 감소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인상 상한제에 따라 대학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 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이를 적용하면 올해 등록금은 사립대의 경우 최대 1077만1000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가 등록금 동결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대다수 대학은 올해도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대교협은 등록금 인상 상한률을 적용한 등록금보다 실제 등록금이 최대 320만2000원 낮다고 분석했다.

대학 운영손익 하락…비수도권 적자 늘어

비수도권 사립대학 1개교 평균 운영손익 변화 추이.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비수도권 사립대학 1개교 평균 운영손익 변화 추이.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그동안 비수도권 사립대학들의 적자는 늘어났다. 2021년 사립대학 1개교의 평균 운영수지 적자는 수도권 2억4000만원, 비수도권 15억4000만원이었다. 수도권의 경우 2017년, 2021년을 제외하면 흑자를 유지했지만, 비수도권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 특히 비수도권 사립대학 91개교 중 81.3%인 74개교가 운영수지 적자로 나타났다. 운영수지 적자를 나타낸 대학 비중은 2011년 대비 수도권 47.7%p, 비수도권은 48%p 늘었다.


대교협은 “장기간의 대학등록금 인하·동결에 따른 사립대학의 열악한 재정 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우리나라의 고등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대학의 재정자립 능력향상과 자율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 국가장학금(2유형)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하면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해왔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고물가로 재정난이 악화하면서 지방 사립대 중에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등록금을 인상하는 곳이 등장했다. 올해 4년제 대학 중 17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에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은 “대학 재정의 어려움을 학생과 가정으로 책임을 떠넘기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