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 죽이러 간다" 흉기 품은 50대, 경찰에 '셀프 신고' 왜

대전고법 및 대전지법 전경. 신진호 기자

대전고법 및 대전지법 전경. 신진호 기자

직장 상사를 살해하러 간다며 흉기를 소지한 채 상사를 찾아다닌 50대가 경찰에 자진 신고한 뒤 체포됐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재판장 김정헌)은 살인예비 혐의를 받는 A(51)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A씨는 피해자 B(54)씨가 운영하던 회사 직원이다. 그는 지난 3월 22일 오전 7시 54분경 대전 동구의 한 식당에서 호감을 느끼고 있던 동료 직원 C씨에게 전화해 “내가 흉기를 갖고 있는데 오늘 잘못하면 죽는다 그거”, “9시에 사무실 가서 담가버리면 된다”,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가서 한 7년 푹 살다 오면 감사하지”라고 말하고 112에 문자메시지로 직접 신고한 뒤 회사로 향했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9시 35분경 대전 동구에 있는 자신의 회사로 향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A씨는 B씨가 ‘가스라이팅’ 방법을 통해 자신이 호감을 갖고 있는 C씨에게 사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등 C씨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2달 넘게 구금돼 있는 동안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스스로 범행을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라며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고 피고인 가족들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