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공모주 물량 줄게" 사기친 리딩방 일당 검거

경찰이 9일 공개한 리딩방 조직원 검거 사진. 태국에 근거지를 둔 이들은 국내 투자증권사를 사칭해 기관투자자 몫으로 배당주 물량을 저렴하게 확보해준다며 투자자들을 꾀었다. 사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제공

경찰이 9일 공개한 리딩방 조직원 검거 사진. 태국에 근거지를 둔 이들은 국내 투자증권사를 사칭해 기관투자자 몫으로 배당주 물량을 저렴하게 확보해준다며 투자자들을 꾀었다. 사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제공

국내 투자증권사를 사칭해 기관투자자 몫의 배당주 물량을 저렴하게 확보해주겠다고 투자자들을 꾀어 돈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태국에 거점을 둔 투자리딩방 사기 범죄조직을 운영하며 피해자 10명으로부터 3900여만 원을 가로채려고 한 범죄단체 조직원 총 11명을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 등으로 송치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포털사이트에 무료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를 물색하고, 소셜미디어에서 투자 리딩방을 운영했다. 기성 투자증권사 직원을 사칭해 공모주 투자를 유도하는 식이었다. 이들은 기관투자자에게 배당된 공모주 물량이 있다며 기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모주를 거래할 수 있다고 속였다. 사기를 의심하는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별도의 시나리오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이들은 또 피해자를 찾는 과정에서 내국인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 약 284만 건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해당 DB를 어떤 방식으로 입수했는지 추가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본격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16일 이후 6일 만에 태국 현지에서 검거 작전이 이뤄지면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국에 파견된 경찰협력관이 범죄 조직 관련 첩보를 입수하며 수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인출하지 못한 피해금 2276만원을 전액 확보하고 이 중 2261만원을 피해자에 반환했다. 1인 당 피해액은 1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투자 등 총괄 역할을 한 A씨(53)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범죄단체 조직·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국내서 총책 역할을 한 B씨(26)와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돼 있던 또다른 총책 C씨(27)도 검거했다. 이번에 검거된 범죄단체 조직원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총괄 역할을 한 A씨는 조직원들 사이에서 ‘회장님’으로 불렸다고 한다. A씨는 앞서 2023년에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바 있으나 검거되지 않았다가 이번 사건을 통해 구속됐다.  


 
경찰은 “앞으로도 국민을 상대로 조직적인 사기 범행을 일삼는 범죄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처벌하겠다”며 “모든 투자에는 손실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하고, 피해 발생 시 경찰에 신속하게 신고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