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대사는 한국에서 네 차례, 북한에서 두 차례 근무한 중국 외교부 내 한국통이다. 한국어도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그러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양국관계 우호 증진이 아닌 중국의 일방적인 입장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쏟아내는 데 활용되곤 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2020년 1월 대사 부임 후에는 각종 행사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거친 화법’을 이어갔다. 2020년 5월 중국 CCTV 인터뷰에서 그는 ‘신시대 중국 외교’를 설명하면서 “친구는 좋은 술로 대접하되 늑대는 총으로 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이를 한국에 대한 중국의 본격적인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 기조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그는 지난해 10월 한·중 고위지도자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대만 문제를 꺼낸 뒤 “한국이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리고 본질을 분명히 알며, 간섭을 배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참석자는 “외교사절이 한국의 정책과 입장을 감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행사 취지에도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이었다”고 전했다.
싱 대사는 그 무렵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주최 출판기념회에서도 “한국은 신장 문제를 갖고 중국을 흔들면 안 된다. 신장이 한국과 무슨 상관 있느냐. 대답 좀 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직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이 신장·위구르 인권 침해를 토론하자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한 반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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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교가에서는 2008~2011년 싱 대사가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할 당시부터 개인 신상문제가 불거졌다는 말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싱 대사는 여러 이유로 2015~2019년 몽골 대사를 끝으로 물러나기로 돼 있었다”며 “그러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한반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국 대사까지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도 “올해 대사 3년 차인 싱 대사가 자리를 더 지키거나 본국으로 돌아가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베이징 지도부를 향해 발신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