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 중암중 3학년 학생들이 스마트 센서가 부착된 실습용 마네킹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스크린에 심폐소생술의 속도와 강도가 적절한지 알려주는 안내 화면이 뜬다. 장윤서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달부터 서울 관내 중3, 고3 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특별교육을 하고 있다. 이번 특별교육은 상급 학교로 진학하기 전 남는 시간에 심폐 소생을 제대로 가르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심폐소생술 자세를 연습하는 기존 교육과 달리 마네킹에 스마트 센서를 부착해 위치·속도·강도가 적절한지 보여주는 것이 차이점이다.
학생들은 실습이 시작되자 장난기 없이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적절한 속도와 강도를 익힌 후에는 심폐소생술을 가장 잘하는 ‘심폐왕’을 뽑는 게임을 하기도 했다. 3학년 이현석군은 “전에는 마네킹만 갖다 놓고 해서 잘하고 있는지 몰랐는데 화면을 보고 하니 좋았다”며 “팔목이 아플 정도로 생각보다 더 강하게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진화 중암중 보건교사는 “코로나 3년간 실습 교육을 하지 못했다. (졸업하기 전에) 학번이라도 제대로 실습을 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CPR 의무교육인데…제대로 하는 건 10명 중 1명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교육부는 관련 지침에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대학생 중 심폐소생술을 정확히 숙지한 사람은 11.7%에 불과했다. 10명 중 9명은 교육을 받았어도 실제 위급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날 안전강사로 나선 정호근(25)씨는 “(이태원 사고 이후로) 수업 의뢰가 2배 가까이 늘었다”라면서도 “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이미 안전교육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심폐소생술 실습 확대해야”

14일 서울 중암중 다목적실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용 마네킹이 놓여져 있다. 장윤서 기자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관련 실습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안전 교육을 정규교과로 편성하고 실습 위주의 CPR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