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고문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세력 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와 평화가 위협에 처했다"며 "대한민국은 2024-25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안보에 관해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과 공조하고자 한다"며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무력을 통해 주권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프랑스가 일관되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온 것에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는 국제인권선언이 파리에서 선포(1984년)된 지 75년이 되는 해"라며 "대한민국은 자유와 인권의 나라인 프랑스와 공조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경제 협력도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과 프랑스의 교역 규모는 13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양국 기업 간 투자액은 4억8600만달러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장차 한-불 경제 협력은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분야에서 프랑스에 투자하고, 프랑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한다면 상호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과 방위산업은 양국 모두가 우수한 제조기술을 지닌 분야로 공동연구와 공동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소형원자로(SMR)와 수소 에너지 공동개발에 나섬으로써 기후위기에 대응한 그린 에너지 공급 확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한국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BTS·블랙핑크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각별해지길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고문 초반에선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상하이와 파리에서 독립운동을 펼칠 때 프랑스가 보호막 역할을 해줬던 것과 한국전쟁 당시 3421명의 청년을 파견해줬던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프랑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한다. 총회에서는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엑스포 후보국의 실사보고서가 회람되고 윤 대통령은 4차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항구도시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1950년 프랑스의 청년들이 전쟁 중인 한국을 구하기 위해 도착했던 바로 그곳"이라며 "우리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