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50% 하락한 7만2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11만9000원으로 마감해 2.78% 떨어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수혜주로 꼽혀온 한미반도체(-7.02%) 이오테크닉스(-4.66%) 에스티아이(-4.14%) 하나마이크론(-3.12%) 등도 약세를 보였다.
TSMC발 악재에 한·미 반도체주 ‘휘청’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반도체 공룡마저 몸을 사린다는 소식에 미국의 반도체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15일(현지시간) TSMC 주가가 전일 대비 2.43% 하락한 것을 비롯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는 3.69%, 반도체장비 업체 AMD는 4.82% 급락했다.
인텔(-2.04%)이나 퀄컴(-0.79%) 등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주는 물론, 전날 뉴욕증시 첫 거래에서 25% 가까이 폭등했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4.47% 급락했다. 반도체장비 제조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램리서치·KLA 등도 일제히 4%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1% 급락한 3476.39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주 사이 가장 낮은 수치로, 이 지수가 3% 이상 급락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로이터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AI 특수가 (반도체 관련) 다른 부문의 둔화를 완전히 만회할 정도는 아니다”며 “휴대전화·노트북PC·자동차칩 등 아직도 부진한 분야가 많다”고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에 무슨 일이?
여기에 미국은 TSMC에 공장 설립 전반에 대한 세밀하고 투명한 정보를 요구하는 반면, TSMC는 자국의 반도체 기술 보안 유지를 위해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공기를 미루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TSMC는 지난해 총 400억달러(약 53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애리조나 1기 공정 시설에서 2024년부터 4~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하고, 2026년에는 2기 공정 시설을 가동해 3㎚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상과 달리 공장 가동은 1년가량 미뤄진 상태다. AP=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 같은 안팎의 이슈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는 세계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미국과 중국 등 큰 경제권을 비롯한 세계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가 살아나려면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대규모 서버를 짓는다든지 스마트 기기의 수요가 살아나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기존 감산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PC 교체기, 감산 효과 본격화”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마트폰과 PC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이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3년 내 최저점을 나타내는 등 수요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도체가 4분기에 상승 주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긍정론의 근거로는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 4년간 축적된 교체 수요의 대기 물량이 5억 대로 추정돼 내년 출하량이 올해보다 5.2% 증가”하고, PC는 “2025년 윈도10 지원이 종료되며 기업용 교체 수요가 커 내년 출하량이 올해보다 5.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4분기 말부터 공급 축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현실화되며 내년부터 상승 사이클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