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는 죄악”이라던 에르도안 달라졌나…튀르키예, 기준금리 30%로 대폭 상향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대통령이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군중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대통령이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군중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살인적인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튀르키예가 기준금리를 20년 만의 최고치인 30%까지 끌어올렸다. 통상적인 경제 정책에 반하는 저금리 정책을 펼쳐온 튀르키예가 급격한 경제 정상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정책금리(기준금리)를 25%에서 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추가 긴축 통화정책도 예고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지난 7월과 8월의 물가 상승은 기대를 뛰어넘었다”며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58.94%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개선될 때까지 필요한 만큼 통화 긴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85%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6월 8.5%에서 현 30%까지 4개월 연속 금리를 대폭 인상해왔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고금리는 모든 죄악의 부모”라며 일반적 경제학 이론과 달리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는 등 특이한 주장을 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을 받은 중앙은행은 2021년 말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튀르키예는 중앙은행이 사실상 대통령의 지배를 받으며 독립적 권한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는 국가로 평가된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엔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금리 인상은 에르도안 대통령 체제 속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더 전통적인 경제 대책을 세운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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