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반대 학생들 “대학간 학생 이동 막아야”
내부 반발이 가장 큰 충북대는 일부 학생들이 26일 반대 시위를 예고했다. 충북대에 따르면 지난 19~20일 한국교통대와 통합 찬반 투표 결과 교수 70.9%, 교직원 65%가 찬성한 반면, 학생은 87.4%가 반대했다. 충북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2일 교수회 및 직원회 측과 학생회 측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못해 합의는 끝내 결렬됐다”며 “비대위는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에 끝까지 결사 반대할 것이며,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통합 반대를 철회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학생 측은 글로컬대학에 최종 지정되더라도 교명을 ‘충북대학교’로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또 교통대 학생들과 같은 졸업장은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들은 “입학 성적이 훨씬 낮은 교통대와 통합하면 이미지 타격이 크다”고도 했다. 앞서 두 대학의 통합 과정에서 교통대 총학생회가 “졸업장에 충북대가 아닌 새로운 통합교명이 기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나서면서 충북대 학생들의 반발이 커졌다.
“위기감 클수록 통합 가속화”
4곳 중 유일하게 국립대와 공립대의 통합 모델인 안동대와 경북도립대는 2025년 2월 통합을 목표로 새 교명을 공모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대학은 통합 후 경북 지역의 주력 산업인 바이오, 백신 산업 인력 양성과 지역 특성을 살려 K-인문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2~15일 실시한 찬반 투표에서 경북도립대 교수 96%, 직원 86%, 학생 84%가 찬성했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안동대에서도 학생들 찬성 여론이 많다”며 “두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모두 어려운 상황이고 글로컬대학 신청 단계부터 두 대학과 경북도 간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존폐 위기감이 큰 대학끼리는 통합의 속도가 빠른 반면, 위기감이 적은 곳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어려운 대학들은 글로컬대학 사업과 상관없이 생존을 위한 통합 논의를 해왔다”며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통합 논의를 시작한 곳은 한두 달 만에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5개 예비지정 대학들은 늦어도 이달 중 통합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다음 달 6일까지는 교육부에 실행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비지정 단계에서 통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고 선정했다”며 “단순 물리적 통합이 아닌 구성원 간 유기적 통합이 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컬대학에 최종 선정되는 10개교는 10월 말 최종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