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 KB금융그룹.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3연임을 하며 9년간 KB금융그룹을 이끌었다. 취임 이후 ‘KB 사태’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사업 강화 등으로 KB금융을 국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윤 회장이 구축한 탄탄한 경영 승계 프로그램 덕에 잡음 없는 차기 회장 선출이 가능했다는 게 금융계의 시선이다.
임기 중 아쉬운 점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꼽았다. 윤 회장은 “저희가 리딩뱅크, 리딩 금융그룹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라며 “금융을 삼성처럼 만들겠다는 결의가 있었는데, 한국 경제 규모를 봤을 때 리딩 그룹이라면 10위권 언저리에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한국 금융회사가 20위권에 가려면 자본을 최소 2.5배 정도 늘려야 하는데, 개별 회사 차원으로 노력해서 가능할 것인지 검토해 봐야 한다”라며 “정책당국과 함께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여러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며,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며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고 하면서 3년·6년마다 CEO가 바뀌는 체계를 가지고 장기적 안목으로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9년간 노란색 외 다른 색깔의 넥타이를 매 본 적이 없다”라며 “KB의 상징색인 노랑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추후 거취에 대해선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라며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