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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호 기자
한류 원조인 백제 문화를 재조명하고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한 ‘2023 대백제전’이 충남 공주와 부여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의 대백제전으로 백제 무령왕 서거 1500년, 성왕 즉위 1500주년을 기념해 충남도와 공주시·부여군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지난 23일 공주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9일까지 17일간 진행되는 2023 대백제전은 ‘대백제, 세계와 통(通)하다’는 주제로 공주와 부여에서 65개 주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폐막식은 다음 달 9일 부여 백제문화단지 주 무대에서 열린다.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 행사를 마치고 고단한 몸을 비행기에 실었지만, 고향에 오니 힘이 난다”며 “공주와 부여를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 문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개막식 연설을 “1500년 전 일본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까지 아우르던 백제문화가 한류의 원조였다”며 “대백제전을 통해 해상왕국 백제, 문화강국 백제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대백제전 프로그램 가운데는 금강 신관공원과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리는 수상 멀티미디어쇼가 눈길을 끈다. 공주에서는 ‘무령, 천상의 물길로 한류를 이루다’를 주제로 매일 세 차례, 부여에서는 ‘평화의 여전사 세계와 통하다’를 주제로 하루 두 차례 선보인다.
수상 멀티미디어쇼는 무령왕의 생애와 업적을 실감형 디지털로 표현했고, 700년 백제 역사의 감동적 순간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고 충남도는 설명했다. 무령왕 일대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 ‘왕진 판타지아, 무령왕릉’도 눈여겨볼 만하다. 백제의 위상을 전하는 대규모 퍼포먼스 ‘백제군 출정식’은 대백제전 기간 중 29일과 다음 달 3일, 7일 오후 2시 백제문화단지에서 펼쳐진다.
대백제전 기간 공주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공주시는 10월 7일 금강철교 일원에서 인절미 축제를 마련하고 ‘단일 장소에서 동시에 만들어진 가장 긴 인절미 부문’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공주시는 금강철교 위에 탁자 180여 개를 설치한 뒤 그 위를 다섯 차례 왕복하는 형태로 1624m 길이 인절미를 만들 계획이다. ‘1624m’는 공주 향토 음식인 인절미의 유래 연도인 1624년(조선 인조 2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절미를 만들기 위해 찹쌀 3t과 시민·관광객 200여 명이 참여한다.
인절미는 1624년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 공산성에 잠시 머물렀을 때 한 백성이 콩고물을 묻힌 떡을 진상한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허기에 지쳐 있던 인조가 떡을 먹은 뒤 신하에게 떡 이름을 물었고, 임씨 성을 가진 백성이 만든 절미(絶味)라고 해 ‘임절미’로 불리다가 부르기 편하게 ‘인절미’가 됐다고 한다.
현재까지 가장 긴 인절미 만들기 기록은 2010년 ‘김제지평선축제’에서 만든 1233m다. 앞서 공주시는 2007년 700m 만들기에 성공했다. 한국기록원은 기록 도전 규정 준수 여부와 인절미 제작 과정, 길이 등을 측정한 뒤 이를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하고, 기록 도전이 성공하면 즉석에서 한국기록원 공식 인증서를 전달한다.
최원철 공주시장은 "이번 기록 도전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 한마음이 되어 즐기고 만들어가는 성공적인 대백제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와 공주시·부여군은 탄소 중립 실천 분위기 확산을 위해 행사장 내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