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 연합뉴스
두산은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수훈갑은 선발투수 최원준이었다. 최원준은 1회 2실점했지만, 이후 7회 2사까지 LG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긴 이닝까진 아니더라도 짧은 이닝을 확실하게 막아줬으면 한다"고 했지만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6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2실점. 8회에 동점을 내주면서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최원준의 호투가 끝내기 승리의 발판이 됐다.
최원준은 경기 뒤 "내 승리보다는 LG전 연패(5연패)를 끊어서 좋다"고 했다. 2회엔 공 3개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던 최원준은 "좋다기보다는 상대가 도와준 것"이라며 "최근 경기는 투구수가 적었다. 피해가지 않고 공격적으로 승부했고 결과가 좋아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니까, 다시 불펜으로 가더라도 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반 실점에 대해선 "너무 공격적으로 해서 템포가 좀 일정했다. (포수 양)의지 형이 올라와서 이야기를 해줬다. 타자 타이밍에 맞으니 바꾸라고 했는데, 조절했더니 괜찮았다"고 말했다. 최근 두 경기 불펜으로 나섰던 최원준은 "사실 힘들었다. 준비하면서 팔이 잘 안 풀렸다. 그래서 미리 준비했더니 괜찮았다. 어느 보직이든 1군에서 뛰면 좋으니까 그런 마음이었다"고 했다.
LG는 기동력이 뛰어난 팀이다. 사이드암인 최원준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도루도 노렸다. 하지만 최원준-양의지 배터리는 잘 막아냈다. 1회 홍창기에게 도루를 줘 선제점의 빌미를 줬지만, 3회엔 1루에서 박해민을 빠르고 정확한 견제구로 잡아냈다. 최원준은 "전력분석을 통해 어느 카운트에 뛰는지를 알고 있다. (유격수 김)재호 형이 '초구에 뛴다'고 얘기해서 견제를 했는데 먹혔다. 그걸 막는데 투수의 임무다"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 연합뉴스
최원준은 2020년 10승, 2021년 12승, 2022년 8승을 올렸다.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도 찍은 보장된 선발투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엔 부침이 심했다. 제구 난조로 고생하면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고, 최근엔 물집 때문에 시즌 3승을 거두고 빠지기도 했다. 최원준은 "이상 없다"며 물집 상태를 설명했다.
곽빈과 최원준은 룸메이트로 지낸 친한 사이다. 특히 선발 경험이 있는 최원준이 곽빈에게 여러 가지 요령을 알려주기도 했다. 지난해엔 나란히 선발로 나서며 승수 내기를 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곽빈이 대표팀에 가면서 최원준에게 다시 선발 복귀 기회가 생겼다.

야구 대표팀에 발탁된 곽빈. 연합뉴스
최원준은 8월 17일 KT전 이후엔 22이닝 동안 5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최원준은 "전에 못했던 게 만회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불펜으로 가면서 '올해로 야구가 끝난 게 아니고, 내년에도 가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 연습해야 하는 부분을 하려 했더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이 아니라 당장 이번 가을, 두산에겐 최원준의 재도약이 큰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