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진 베이징 총국장
결혼을 꺼리는 비혼(非婚)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중국의 초혼 인구는 1051만7600명. 사상 처음으로 1100만 명 선이 깨졌다. 이혼율도 늘고 있다. 출산 적령기 여성 인구도 감소 추세다. 결혼할 여성이 줄고, 여성이 있어도 결혼이 줄고, 결혼을 해도 출산을 기피하고, 이제 신생아가 줄어든다.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소비시장을 뒷받침한 ‘인구 프리미엄’을 자랑하던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

중국의 한 신혼부부 커플이 혼인신고를 마친 후 결혼등기증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1년만에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 1949년 이후 최저 출생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정근영 디자이너

차준홍 기자
“어지러운 사회, 아이까지 겪게 않겠다”

차오제 베이징대 의학원 주임 겸 중국공정원 원사. 의학과학보 캡처
여성 줄고, 결혼 줄고, 출산 기피
위와인구연구는 당국이 실질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2040년 12.77억 명→2050년 11.72억 명→2060년 10.32억 명→2070년 8.78억 명으로 인구 감소를 전망했다. 위와의 추산에 따르면 2070년 중국은 신생아 234만 명, 노동 인구 4.56억 명, 노인 인구 3.82억 명의 나라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지난 5월 제기한 중국의 성장이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 이론의 중국 버전인 셈이다.

중국의 신혼부부 커플들이 베이징 자금성 성벽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1년만에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 다시 1949년 이후 최저 출생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EPA=연합뉴스
한 여성이 평생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TFR)은 지난해 중국이 1.09로 한국의 0.778을 뒤쫓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2.0을 기록했다. 유엔 인구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을 차지했다.
지난해 유아원 5610곳 문 닫아

차준홍 기자
2016년 시작한 두 자녀 정책도 반짝 효과에 그쳤다. 2016년 1015만 명이었던 둘째는 지난해 372만명으로 줄었다. 세 자녀 정책도 마찬가지다. 세 자녀 정책을 도입한 2021년 전후로 셋째 이상은 149만→154만→143만 명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13차 전국부녀자연합회 전국대표자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여성들이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년 전 대비 이혼율 25% 폭증
여기에 지난해 연말 충분한 대비 없이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을 폐지하면서 급증한 사망자 통계는 아직 공식 발표 전이다. 내년 1월 2023년 인구 통계에 187만 명대로 추산되는 코로나19 사망자를 반영할 경우 저출산에 더해 중국의 인구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는 61년 만에 처음으로 85만명 인구가 감소했다.
전통적 가족관 부활, 효과 미지수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파격적인 출산 장려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리창(李强) 총리는 지난 3월 전인대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인구증감이 초래할 문제에 대해 깊은 분석과 연구 판단을 거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일각에선 저출산 해법은 아직 개최 여부가 불분명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1978년 이후 3중전회는 체제 개혁을 논의하는 장이었다. 이젠 저출산 대책이 중국 체제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현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