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꼴통 장 경감 지구대 가다: 강남 지구대 24시』의 저자 장관승 경감이 지난달 29일 서울 도곡지구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서윤 기자

꼴통 장 경감 지구대 가다: 강남 지구대 24시
장 경감이 지난해부터 근무 중인 도곡지구대는 역삼동 유흥가를 끼고 있어 서울 시내에서도 112 신고가 손꼽히게 많은 곳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3월 벌어졌던 ‘강남 납치 살인 사건’을 꼽았다. 강남 납치 살인사건은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남성 2명이 여성 1명을 납치해 살해하고, 이를 청부한 공범 3명이 추가로 드러난 사건이다.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 48분쯤 서울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남성 2명이 여성 1명을 폭행해 차에 태우고 납치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김민정 기자
장 경감은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차량은 이미 떠난 뒤였다. 장 경감은 주변 방범 폐쇄회로(CC)TV를 다 뒤져봤지만 신고자가 얘기한 차종은 없었다. 한 저화질 CCTV에 범행 시간대 주차된 차량의 번호판 ‘1234’(가번호)가 희미하게 찍혔지만, 소형차만 조회됐다. 장 경감은 ‘7234’ ‘1284’ 등 유사한 번호를 조회해보라고 직원들에 지시했고, 수십 번 시도 끝에 준중형차 벨로스터에 용의자가 탄 걸 확인했다. 출동 30분 만이었다.
비교적 빠른 시간에 용의자를 특정했지만 장 경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장 경감은 “하필 그때 같은 단지에서 ‘엄마가 방금 어떤 남자의 전화를 받고 나간 뒤 전화가 되지 않는다’는 실종신고가 들어왔다. 첫 신고와 딱 6분 차이였다. 피해 여성일 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을 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신고는 뒤늦게 납치 살인 사건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 경감은 “만약 두 번째 신고가 없었다면 피해자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신간 『꼴통 장 경감 지구대 가다: 강남 지구대 24시』의 저자 장관승 경감이 지난달 29일 서울 도곡지구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