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7일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 뉴스1
소매판매 줄었는데, 온라인쇼핑은 최대

정근영 디자이너
4일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9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2조1196억원)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은 건 역대 처음이다. 그러나 오프라인까지 포함한 10월 전체 소매판매액(53조8724억원)은 지난해 같은 달(53조9885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내수 시장은 1년 새 쪼그라들었는데, 온라인쇼핑만 호황이라는 뜻이다.
실제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월 26.8%로 1년 전(24.4%)과 비교해 2.4%포인트 늘었다. 지난 8월(25.6%)·9월(24.6%)과 비교해도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위축한 상황에서 비대면 거래가 대폭 늘었던 2021년(27.5%)과 비슷한 수준이다.
무점포 판매 늘고, 백화점·슈퍼·편의점 줄어
백화점·면세점·전문소매점·슈퍼마켓·편의점 등 오프라인 시장의 판매액은 일제히 감소했다. 10월에 개천절(3일)·한글날(9일) 등 공휴일에 임시공휴일(2일)까지 지정해 쉬는 날이 많았음에도 돈 쓰러 나가는 사람은 적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소비 심리는 최악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하면서 97.2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전월 대비 4개월 연속 떨어지면서, 올해 4월(95.1)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지속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까지 위축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실질소득이 줄면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면서 “오프라인과 비교해 가격 비교가 용이하고, 가격도 더 싼 온라인 소비로 넘어오는 게 불황 소비의 전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