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전부터 가격·거래량 올라”
앞선 5일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원씨와 함께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주당 2만원에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공개매수 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주체는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벤튜라다. 조 고문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며 조씨는 차녀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는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회장(42.03%)이다. 조 고문(18.93%)과 조씨(10.61%)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조 회장에 못 미친다. 하지만 벤튜라가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해 조 고문 등이 가진 지분과 합치면 조 회장을 넘어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발한 ‘2차 형제의 난’이란 분석이 많다.
공개매수 방해 의심…SM 사건과 유사
실제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지난달 20일 1만2840원 시작해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4일 1만6820원으로 장을 마치며 30.1% 급등했다. 주가가 오른 것뿐 아니라 거래량까지 함께 증가했다. 지난달 23일 9만6445주였던 한국앤컴퍼니 거래량은 이번 달 1일과 4일 각각 50만주 이상으로 뛰었다. 가격과 거래량이 함께 늘었다는 것은 주식이 대량으로 매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공개매수 공시 후 주가는 공개매수 목표가인 2만원을 이미 넘어서 2만1850원으로 급등해 장을 마쳤다.
만약 특정 세력이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지분을 미리 매집했다면, 시세조종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 과정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발생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 대량 매집이 공개매수 공시 전 이뤄졌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의 계좌가 주식을 산 것이라면 문제 삼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