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앙숙’ 튀르키예-그리스, 관계개선 공식 선언키로

지난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중해 지역의 오랜 앙숙인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관계 개선을 공식 선언하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공영 TRT월드 방송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그리스 방문을 하루 앞두고 그리스 일간 카니메리니와 인터뷰에서 “아테네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함께 우호·선린 공동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7일 정상회담한 후 선언문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은 땅과 바다를 공유하고 있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서로 얽혀 있다”며 “양국 관계의 새 페이지를 열고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게해 문제와 불법 이주 문제, 그리스 내 튀르키예 소수민족 문제 등을 선의에 기반한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리스는 튀르키예의 적이 아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소중한 회원국으로, 서로의 권리와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며 에게해 및 동부 지중해 지역에서 에너지 부문의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모두 나토 회원국이지만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으로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 왔다.

그리스는 400년 가까이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현대 들어서도 양국은 지난 수십년간 에게해 섬 영유권과 영공 침범, 지중해 자원 탐사, 키프로스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해왔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산 F-16 전투기 구매 문제와 관련해 그리스가 이를 방해한다며 양국 간 회담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2월 대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에 그리스가 먼저 지원의 손길을 내밀며 양국 사이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