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손을 잡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대차 3법 개정을 주도했다. 연합뉴스
헌재는 이날 주택 임대차보호법 6조의3 등 관련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헌재는 “주거 안정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며 국가는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고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지므로 공익이 크다”며 “반면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에 대한 제한은 비교적 단기간 이루어져 제한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윤희숙 전 의원이 2020년 7월 30일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5분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국회에서 ‘임차인 권리 강화’를 명분으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담은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통과시켰다. 법 개정으로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을 신설해 임대차 기간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고, 계약 갱신 때 임대료 상승 폭도 기존 임대료 보다 최대 5%까지만 올리도록 상한을 설정(같은 법 제7조 2)했다. 이런 규정은 기존 임대차에도 적용(부칙 제2조)하도록 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또 임대료 상승 폭 제한 규정에 대해서도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임대주택의 공급이 부족해지면 차임 급등이 초래돼 임차 가구의 주거불안과 주거비 부담에 따른 생계 곤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차임증액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계약갱신요구권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규제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날 헌재는 청구인들이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2020년 8월 당시 임대차 3법 해설집을 발간‧배포한 행위는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역시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끝내는 절차로, 본안 판단한 후 내리는 기각 결정과는 다르다.
헌재는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신설‧변경된 제도를 국민에게 안내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조치로, 이 같은 법률 해석과 안내에 구속력이 있다거나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