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을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무대에 올려놓았다. 팬들의 환호에 답하는 신 감독.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 최종전에서 필리핀을 2-0으로 꺾었다. 승점 3점을 보태 10점 고지에 오른 인도네시아는 조 2위를 확정지어 이라크(15점)와 함께 3차 예선에 진출했다.
같은 조에서 함께 만난 동남아시아 라이벌 베트남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신태용호는 지난 3월 첫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곧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3-0 완승을 거두며 환호했다. 베트남은 전임 사령탑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감독 재임 막바지 A매치 7연패의 후유증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지휘봉을 물려받은 한국인 지도자 ‘식사마’ 김상식 감독이 연패의 고리를 끊어낸 게 유일한 위안이다.

필리핀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인도네시아 선수들. EPA=연합뉴스
경기 막판 태국이 소나기 슈팅을 퍼붓고도 추가 골을 넣지 못하자 ‘마담 팡’이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누알판 람삼 태국축구협회장이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장면이 현지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한편 한국전 종료 직후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실에서 태국-싱가포르전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국 취재진은 3차 예선 진출이 확정되자 일제히 환호했다.

싱가포르에 3-1로 이기고도 3차 예선 진출이 좌절되자 아쉬워하는 태국 선수. AP=연합뉴스
3차 예선은 18개 팀이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치른다. 각 조 1·2위 6개 팀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고 3·4위 6개 팀은 남은 2.5장의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 개념의 4차 예선을 치른다. 3차 예선 조 추첨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본부에서 열린다.

중국(흰 유니폼)은 한국에 0-1로 패하고도 가까스로 3차 예선 출전권을 확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