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재원.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난 10일 충북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대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한 이재원을 최근 2군 경기가 있던 고양구장에서 만났다. 올해 입단한 후배 김범석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2군에서 절치부심하던 이재원은 “개인적인 아쉬움이 크지만, 이 모두 팀을 위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야구를 잘하지 못해서 생긴 일 아닌가. 상무에서 단점을 보완해 2년 뒤에는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고는 나와 2018년 입단한 이재원은 데뷔와 함께 차세대 4번타자로 주목을 받았다. 신체조건(신장 192㎝·체중 105㎏)이 좋고, 장타력도 뛰어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2022년에는 13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1군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그러나 이재원은 지난해부터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제외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기간 옆구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1군과는 거리가 더 멀어졌다. 올 시즌에는 갓 데뷔한 김범석이 대형 거포로 성장하면서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2군에서만 13경기를 소화하며 감각을 지켰다.
이재원은 “(김)범석이는 범석이고, 나는 나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범석이가 정말 잘해주고 있지 않나. 선배로서 응원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밖에선 경쟁 관계로 보고 있겠지만, 오히려 범석이와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매일같이 통화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입대한 이재원에겐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다. 1999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한동희는 프로 입단과 상무 입대를 이재원과 함께하게 됐다. 둘이 헤쳐 나가야 할 상황도 비슷하다. 한동희 역시 롯데의 차세대 4번타자로 성장했지만, 최근 정체를 겪었다. 결국 아쉬움을 뒤로하고 상무 입대를 택했다. 이재원은 “(한)동희와는 오랜 친구다. 서로 처지가 비슷한 만큼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재능이 뛰어난 동희에게 많이 배우고, 또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웃었다.

최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한동희. 입단 동기인 LG 이재원 등과 함께 지난 10일 입대했다. 부산=고봉준 기자
한편 이날 이재원과 한동희를 비롯해 키움 히어로즈 왼손 투수 김재웅와 외야수 박찬혁,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재상, KT 위즈 오른손 사이드암 김정운 등 KBO리거 15명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소했다. 이들은 상무가 참가하는 퓨처스리그에서 뛰다가 내년 12월 제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