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 신형. 고석현 기자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이 첫 출시 3년 4개월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GV70은 30대 직장인들에게 ‘드림카’로 꼽힌다. 5380만원에서 시작되는 가격을 고려해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2020년 12월 출시된 뒤 글로벌 시장에서 20만대 이상 판매되며 이미 경쟁력을 입증했다. 역시 30대에게 인기인 포르쉐 마칸에 버금간다고 해 ‘조선의 마칸’이란 별명도 붙었다. 신형 GV70(3.5 가솔린 터보 AWD 스포츠패키지)을 타고 지난 15일 서울~남양주 등 총 100㎞ 거리를 주행해봤다.

신형 GV70. 연합뉴스
조용한 GV70…거친 자율주행은 아쉬워

GV70 운전석 모습. 고석현 기자

GV70에 적용된 '디지털 센터 백미러'(위)는 거울이 아닌 스크린으로 구현돼 있다. 아래 사진은 창문으로 보이는 실제 뒷 차량 모습. 고석현 기자
주행 중에도 차량 내부에선 소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현대차 측은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ANC-R)을 적용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센서·마이크 등으로 노면 소음을 분석해 차량 내부 스피커에서 이를 상쇄하는 소리가 나도록 한 기술이다. 유상 옵션인 디지털 센터 백미러는 백미러가 거울이 아닌 스크린으로 구현돼 새로웠다. 다만 뒤이어 오는 차량이 너무 가깝게 보이는 탓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키자 운전이 더 수월해졌다. 자율주행 중 가속·제동 때 거친 느낌이 드는 건 아쉬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작동도 수월하지 않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직관적이지 않고, 특히 내비게이션은 반응이 느려 때때로 운전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GV80, 탱크처럼 넓었지만…좌석은 불편

제네시스 준대형 SUV인 GV80. 뉴스1
비교를 위해 한 단계 높은 준대형 SUV인 GV80을 타고 서울~강원도 평창 등 왕복 300㎞ 거리를 달려봤다. 지난해 9월 부분변경 된 GV80은 우선 차량 크기에 압도된다. ‘이렇게 큰 차를 몰고 남의 차선을 침범하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운전석에 올라앉자 기갑병이 돼 탱크를 모는 기분이었다. 막상 운전을 시작하자 시야각이 넓어 수월했다.

GV80 운전석 모습. 고석현 기자

GV80의 뒷좌석에는 키 183㎝의 남성도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누울 수 있을 정도였다. '가족 차박'도 가능해 보인다. 고석현 기자
2021년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의 차량 전복사고 당시 ‘타이거 우즈를 구한 차’라는 별명을 얻은 것에 걸맞게 곳곳에서 안전에 신경 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운전대 위 센서는 운전자의 시선이 전방을 벗어날 때마다 ‘전방을 주시하며 안전운전하라’는 경고를 띄웠다.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기능은 GV70보다 부드럽게 작동했다. 깜빡이만 켜면 알아서 ‘스르륵’ 차로를 바꿨다.
차량이 큰 만큼 뒷좌석에 키 183㎝의 장정도 편하게 앉을 수 있었고, 뒷좌석을 완전히 접자 누울 수도 있었다. 다만 장거리 운전 때 운전석은 불편했다. 다양한 모션 조절 기능이 있었지만, 뻐근한 허리를 연신 두드려야 했다. 한 시간 정도 주행하자 자동으로 ‘자세보조 기능’이 작동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