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선생의 후손인 양천 허씨 대종회 부회장 허현강(70·임진강문화연구회 회장)씨의 말이다. 허씨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의성 허준의 동의보감’이란 책자를 최근 발간했다. 400여 년 전인 1613년 허준 선생이 저술한 동의보감은 의서로서는 세계 최초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허씨는 허준 선생 고향을 놓고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허준 선생의 묘소가 민간인의 출입이 닿지 않는 민통선 내에 있는 데다 허준 생가(북한 개성시 장풍군 국화리)가 북한에 있고, 직계후손 대부분이 월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1947년 이후 남북 왕래가 끊기고 한국전쟁 이후 묘소가 민통선 지역으로 포함된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가난한 민중 돕기 위한 이타 정신에서 동의보감 저술”
그는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을 저술하는 데 기초가 된 정신은 민중을 향한 ‘애민 사상’인 것으로 연구됐다고 했다. 그는 “가난한 민중들이 의서의 도움을 받아 값싸고 편리하게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타적인 정신으로 의서를 집필한 것이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이런 근거로 동의보감은 병의 치료 이전에 수명을 늘리고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정리했고, 많은 처방을 간단하게 정리했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조선 땅에서 나는 약초를 사용한 점도 이런 까닭이라고 했다. 허씨는 “동의보감이 담고 있는 사상의 중심에는 조선 시대를 지배하고 있던 유교 사상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진 도가 사상(무위자연 사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이런 사실은 허준과 학문적 교류를 맺었던 당대 지식인들을 역추적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허준 선생과 함께 황희 정승, 화담 서경덕, 율곡 이이, 미수 허목, 풍석 서유구 등 조선 시대 학문의 대가들을 낳은 파주·연천을 포함하는 38선 인근 ‘임진강문화권’ 지역이 미래 통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이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