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대중(DJ)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경제수석(한 총리)과 비서실장(박 의원)으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당시 한 총리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추천했던 사람이 비서실장이던 박 의원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총리와 제1야당의 중진 의원으로 만나 티키타카(tiqui-taca) 수준의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두 사람의 질문과 답변을 대화창 형식으로 정리했다.
박 의원 =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
한 총리 = “같은 나라의 국민”
박 의원 = “불만 켜 놓고 문 열어 놓으면 응급실인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는 편의점이 아니다”
한 총리 =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응급의료)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박 의원 = “우리가 잘 아는 사이 아니냐?”
한 총리 = “너무나 잘 아는 사이”
박 의원 = “한 총리는 사모님이 디올백300만 원짜리 가져오면 받으실 건가?”
한 총리 =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박 의원 =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느냐? 그 순한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하고 있다.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
한 총리 =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한테 싸우라고 할 때 제가 싸우던가. 저 안 싸운다. 의원님 저 안 변했다. 의원님을 존경하고 의원님과 말레이시아에 가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박 의원 = (개원식 당일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생일파티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정신 나간 대통령실에서 왜 하필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느냐”
한 총리 = “이제까지 비서실장으로서 공보수석으로서 홍보수석으로서 모든 정권에 걸쳐 최고였던 박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
박 의원 =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
한 총리 = “그렇게 건의하겠다”
한 총리 =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면서)“이렇게 뵈니 너무 좋다”
박 의원 = “그럼 삼청동으로 초청이나 한번 해보라”
한 총리 =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낼 때) 국정원장실에서 한 번쯤 부르실 줄 알았다”
박 의원 = “저렇게 졸랑졸랑 덤비니 대통령이 하는 짓을 총리가 배우고 국회의원들, 장관들이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
‘티키타카’를 연상케 한 두 사람의 이날 설전은 위트 섞인 공방 속에 전개되면서 여야 의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