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용의자가 숨어 있던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입구에 경찰이 외부인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입구. 형광색 조끼를 착용한 현지 경찰이 중앙일보 취재진의 접근을 막아서며 이렇게 말했다.

차준홍 기자
FBI 요원들은 암살 미수범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가 머무르며 몸을 숨긴 덤불 주변 현장감식에 집중했다. 주황색 폴리스라인 바깥에서는 10여 개 팀의 현지 방송 매체가 분주하게 상황을 중계했다. 골프장 입구 주유소 마트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평생 이렇게 많은 경찰과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자택 앞 경찰 ‘3중 4중’ 검문검색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마러라고 자택 입구에 경찰차가 들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마러라고 자택 입구에 경찰차가 들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로저 포드는 “소총을 든 괴한이 12시간 넘게 우리 마을 골프장에 몰래 숨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골프장 주변 고등학교 재학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카를로스는 “용의자가 도주하다 만약 우리 학교에 침입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다”며 “이곳이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마러라고 자택 전경. 마러라고 리조트를 둘러싼 야자수 사이로 비밀경호국(SS)이 설치한 감시용 망루가 눈에 띈다.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플로리다는 공화당, 팜비치는 민주당 강세
이에 전면 수작업 재검표 논란이 일었지만, 연방 대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부시의 당선이 확정됐다. 대선 승패를 가르는 핵심 경합주였던 플로리다는 이후 대선에서는 공화당이 1~5%포인트 차 우세를 유지하면서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 지역)가 됐다.
다만 이번 사건 현장인 팜비치 카운티 표심은 플로리다주와 또 다르다. 서울의 10배 넓이에 달하는 팜비치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중산층과 대졸자 이상 비율이 높고, 역시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으로 꼽히는 히스패닉과 흑인 비율이 꾸준히 늘어 전체 인구의 40.6%(2020년 기준)에 달한다. 202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이 55.97%를 득표해 공화당 후보 트럼프(43.21%)를 넉넉하게 앞섰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트럼프 지지자들 “선거 임박, 경호 늘려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용의자가 숨어 있던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덤불 숲을 현지 주민 로널드 잭슨이 가리키고 있다.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치솟는 물가를 잡고 미국 경제를 되살릴 적임자’ ‘억만장자이면서도 애국심 하나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 등의 이유를 대면서 미국에 어떤 종류의 정치적 폭력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자신을 무당파라고 소개한 제프 로즈(63)는 “나는 지지 정당이 없지만 이건 옳지 않다. 정치적 폭력은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never never never)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진 역시 “선거가 과열됐다. 트럼프를 지지하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을 지지하든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해져야 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용의자가 숨어 있던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입구에서 중앙일보 취재진과 만난 현지 주민 제프 로즈.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해리스 지지자들 “극단적 분열이 사태 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마러라고 자택 부근에서 중앙일보 취재진과 만난 현지 주민 윌리 카슨. 팜비치=김형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