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또 '부산행'…금정구청장 보선에 사활 거는 이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부산 금정구 이마트 금정점 앞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역 앞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부산 금정구 이마트 금정점 앞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역 앞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10·16 기초단체장 재·보선은 인천 강화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전남 영광·곡성군수를 뽑는 선거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곳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부산 금정구를 찾아 김경지 민주당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다. 같은 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부산 금정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사격한다.

두 사람이 금정구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각각 네 번째(이 대표), 다섯 번째(한 대표)다. 정치권에서는 “기초단체장 선거에 양당 대표가 이처럼 공을 들이는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예컨대 지난해 4월 창녕군수 보궐선거 당시 이 대표는 창녕군에 반나절만 머물렀다.

민주당·조국혁신당은 6일 야권 단일후보로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면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가상대결 여론조사(10월 1~2일) 결과 윤일현 43.5%-김경지 40.0%로 오차범위(±4.4%포인트) 내 박빙이다.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는 1995년 민선 이후 9번의 선거(재·보선 포함)에서 국민의힘 계열이 8번 승리할 만큼 보수가 강세였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 변화가 감지되자 양당 대표 모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양당 대표의 등장은 두 사람이 처한 정치적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11월 15일(공직선거법 위반), 25일(위증교사)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재·보선에 승리해 사법리스크를 잠재우고 야권 유력주자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대표는 윤·한 갈등 속에서 당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금정구청장 사수가 필수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윤석열 정부 중반기에 접어들며 유권자 관심이 차기 지도자를 향하는 시기여서 기초단체장 선거이지만 판이 커진 것”이라며 “이 대표와 한 대표 입장에서는 이 선거에서 승리해야 당 안팎에서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판이 격렬해지면서 전국 선거에서 나올만한 구호도 난무한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지원유세에서 “선거를 못 기다릴 정도로 심각하면 도중에 끌어내리는 게 민주주의”라며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해당 발언 5시간 만에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우면서 선거판을 정쟁의 장으로 물들이고 있다”며 받아쳤다. 


지난 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 인근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시민들과 만나 장현 혁신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 인근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시민들과 만나 장현 혁신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에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이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쫓기는 듯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의 영광군수 재선거 여론조사(9월 29~30일) 결과 민주당 장세일 32.5%, 혁신당 장현 30.9%, 진보당 이석하 30.1%로 지지율이 막상막하다. 이 대표는 9~10일 1박2일 일정으로 영광을 방문해 집중 지원유세를 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