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외솔한글한마당 행사가 열린 울산시 중구 문화의 거리. 대형 훈민정음 모형이 설치돼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노쇼'는 잠수예약, '가스라이팅'은 마음조작질, '아싸'는 모서리친구, '썸타다'는 설렘기류….' 울산지역 중·고등학생들이 '우리말 다시쓰기'를 통해 순화한 표현이다.
울산시교육청은 8일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2021년부터 한글날과 세종대왕 탄생일(5월 15일)에 맞춰 매년 두 차례 우리말 다시쓰기 공모전을 진행, 모두 80여개의 신조어를 우리말로 순화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한글날(9일)을 앞둔 지난 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우리말 다시쓰기를 진행 중이다. 이번 순화 대상 제시 단어는 '셀럽', '어그로', '국룰', '뇌피셜' 등 신조어 10개다. 자료 울산시교육청
울산시교육청은 8일 "2021년부터 한글날과 세종대왕 탄생일(5월 15일)에 맞춰 매년 두 차례 우리말 다시쓰기 공모전을 진행, 모두 80여개 신조어를 우리말로 순화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한글날(9일)을 앞둔 지난 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우리말 다시쓰기를 진행 중이다. 이번 순화 대상 제시 단어는 '셀럽', '어그로', '국룰', '뇌피셜' 등 신조어 10개다.
우리말 다시쓰기는 울산시교육청이 매년 10여개 신조어를 제시하면 학생이 우리말로 자유롭게 바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학교에 공모전 온라인 주소를 보내면, 그 주소로 학생이 직접 접속해 참여한다.
울산시교육청은 8일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지난 2021년부터 한글날과 세종대왕 탄생일(5월 15일)에 맞춰 매년 두 차례 우리말 다시쓰기 공모전을 진행, 모두 80여개의 신조어를 우리말로 순화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한글날(9일)을 앞둔 지난 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우리말 다시쓰기를 진행 중이다. 이번 순화 대상 제시 단어는 '셀럽', '어그로', '국룰', '뇌피셜' 등 신조어 10개다. 자료 울산시교육청
그간 우리말로 순화한 신조어를 보면 10대 개성이 잘 드러난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된 '딥페이크'는 인공지능합성으로, '현타'는 간헐적 자아성찰, '존버'는 버티기 장인으로 순화해 바꿔 눈길을 끈다. 신조어처럼 쓰이는 일본어 등 외국어도 손질했다. '오마카세'와 '츤데레' 같은 일본어는 각각 맡김차림, 은근슬쩍 챙김이로 표현했다. '덕후'는 열정 수집가로, '굿즈'는 따름이상품, '리유저블컵'은 또 쓰기 컵으로 고쳤다. 'TMI'는 범람 정보로, '치팅데이'는 단어 뜻 그대로 먹음 날로 바꿔 재미를 더했다.
울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순화한 우리말을 낱말 카드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또 공공기관에도 학생들이 바꾼 단어를 보내 공문서에 쓰거나 정책 이름을 지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 장충단공원 외솔 최현배 박사의 기념비. 중앙포토
울산은 한글 가로쓰기법을 창안한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의 고향이다. 외솔은 "한글은 목숨이다"를 외치며 국어연구에 평생을 바친 국어학자다. 1894년 울산군 하산면(지금의 울산 중구 동동)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일본의 국어 말살정책에 반발해 한글사랑 운동 펼쳤다. 1942년 『한글갈』, 1937년 『우리말본』 등 국어 문법과 어법을 정리한 한글책을 잇달아 펴내고 『우리말 큰 사전』을 편찬했다. 해방 후에는 한글 가로쓰기법을 창안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외솔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 사랑 정신을 이어받아 바른말과 글을 사용하는 데 앞장서는 시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은 8일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2021년부터 한글날과 세종대왕 탄생일(5월 15일)에 맞춰 매년 두 차례 우리말 다시쓰기 공모전을 진행, 모두 80여개의 신조어를 우리말로 순화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한글날(9일)을 앞둔 지난 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우리말 다시쓰기를 진행 중이다. 이번 순화 대상 제시 단어는 '셀럽', '어그로', '국룰', '뇌피셜' 등 신조어 10개다. 사진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캡쳐
이래서인지 울산의 한글 사랑은 남다르다. 울산에선 매년 한글날이면 외국인 한글 과거제 등 '외솔한글한마당' 행사를 연다. 한글의 문화적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2015년엔 외솔 생가와 기념관 일대 1㎞ 구간을 '한글거리'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외래·외국어로 설치된 간판을 한글간판으로 교체하는 한글 사업, 한글문패·한글간판 사용하기 운동을 펼친다. 울산엔 공문서 한글쓰기를 규정하는 등 2014년 제정한 '국어 진흥 조례'도 있다. 지난해 울산 중구는 디지털로 외솔의 한글 발자취 등을 체험·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스마트 외솔기념관'을 구축해 화제가 됐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