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김형철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은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팬앤드마이크TV’에 나와 “군대에 상관없이 역발상을 해봤다”며 “여성이 군에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가정했다. 이어 “생활관은 대학교 기숙사처럼 남녀가 같이 있을 것 아니냐. 자연스럽게 거기서 좋아하는 커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은 저출산에 따른 병역자원 급감을 문제로 짚었다. 올해 47만 명 선인 군 병력이 2038년쯤이면 40만 명대가 붕괴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여성 징병제가 필요한지를 따져보는 과정에서 나왔다. 일부 군 전문가는 인구 절벽에 따른 대안으로 여성 징병제를 제시한다.
김 원장은 “일생을 같이할 수 있는 전우애가 생겨서 오히려 결혼도 많아지고 그다음에 아기도 많이 낳지 않을까. 그걸 잘 유도해야 한다”라며 “템플스테이에서도 만남이 이뤄지는데 (만남) 기회를 자꾸만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좋고, 유사시엔 전투력으로 활용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여성 징병제 도입과 관련해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관련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의 이른바 ‘전우애 발언’이 알려진 뒤 야당에서는 “군대를 출산의 도구로 삼으려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한 인사(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국방부 산하 비영리 공익 재단법인이다. 국방·군사에 관련 제반 분야를 연구·분석해 국방 정책 등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1994년 설립됐다. 예비역 공군 중장 출신인 김 원장은 국방부 장관 임명으로 2022년 11월 12대 원장에 취임했다. 김 원장은 지난 7일 SBS에 “남녀 간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가볍게 한 말”이라며 “부적절했다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