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뛰고 있어요"…'주63시간' 쿠팡 배송기사의 죽음, 산재 인정

쿠팡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CLS 직원과 고(故) 정슬기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 사진 택배과로사대책위원회

쿠팡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CLS 직원과 고(故) 정슬기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 사진 택배과로사대책위원회

쿠팡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하다 지난 5월 숨진 고(故) 정슬기씨의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10일 택배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정씨 배우자는 이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에 대한 승인 통지를 받았다.

정씨의 유족은 높은 강도의 육체적 업무와 정신적 부담, 누적된 과로 탓에 정씨가 사망했다며 지난 7월 근로복지공단 남양주지사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쿠팡 퀵플렉스 기사로 일해 온 정씨는 지난 5월28일 오후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병원에서 밝힌 사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으로, 대표적 과로사 원인인 뇌심혈관계 질환이라고 대책위는 설명했다.

정씨는 평소 오후 8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하루 약 10시간30분, 주 6일 근무했다.주 평균 노동시간은 63시간(야간근무 30% 할증 시 77시간)이었다.


대책위는 쿠팡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CLS 직원의 “달려달라”는 업무 독촉에 정씨가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고인의 산업재해 인정은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과로사를 유발했다는 의미”라며 “쿠팡은 지금 즉시 유족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제대로 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