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2.5→2.2%로 하향…트럼프 귀환에 수출 '먹구름'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 내수 부진에 하반기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도 성장률도 0.1%포인트 하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12일 KDI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뒤 주요 국내·외 기관에서 나온 첫 경제 전망이다. KDI는 종전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소폭 인하한 뒤 석 달 만에 다시 2.2%로 하향 조정했다. 8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망치(2.4%)나 9~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전망치(2.5%)보다 0.2~0.3%포인트 낮다. 한국은행은 28일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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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하향 조정의 배경으론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투자 위축을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생각했던 것보다 늦어지면서,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기존 전망(1.5%)보다 낮은 1.3%,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 부진으로 기존(-0.4%)보다 1.4%포인트 하향한 마이너스 1.8%로 전망했다.

정 실장은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한국은행 총재의 말에 동의한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2%)를 하회하고 있음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환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선 “물가가 계속 내려가는 추세라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이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내년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인 2.0%로 전망했다. 내수가 올해보다 나아지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후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수출 증가 폭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3%에서 내년 1.8%로 오르지만, 총수출 증가율(물량)은 올해 7.0%에서 내년 2.1%로 대폭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목표치 2.0%'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약 실현까지 다소 시차가 걸려 관세 인상이 2026년부터 시행될 것을 전제로 나온 결과다. KDI는 “만약 관세 인상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더 커져 올해 전망한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