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년전 日 닮아간다…"그냥 쉰다"는 청년 42만명, 1년새 25%↑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부산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한국장학재단과 공동으로 ‘2024 부산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일자리 박람회가 청년 취업 기회 마련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부산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한국장학재단과 공동으로 ‘2024 부산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일자리 박람회가 청년 취업 기회 마련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들이 1년 새 8만여 명 늘었다.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여전히 부족한 데다 경기 한파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과거 일본처럼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 ‘니트(NEETㆍ구직 포기)족’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은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 만에 25.4%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지만 막연히 쉬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말한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불어났다. 그냥 쉰 사람 10명 중 3명이 청년층이라는 의미다. 60세 이상 고령층, 35~59세 핵심 연령층의 쉬었음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늘어난 이후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청년층은 올해 초부터 다시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늘어난 쉬었음 증가는 대부분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이라며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청년층 고용률도 올해 초 감소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들이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영구 백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경우 근로희망 비율이 90% 수준이지만, 1년이 지나면 해당 수치가 50% 내외로 떨어졌다. 쉬었음 상태에서 취업에 성공할 확률(지난해 5.6%)도 실업 상태(26.4%)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청년층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족화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 인적 자원인 청년층을 활용하지 못해 한국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일본도 경기 침체로 2000년대 초반 청년 니트족이 급증하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1993년~2005년 거품경제 붕괴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5~34세 니트족이 1996년 대비 약 20만 명 늘었다. 경기 회복 이후에도 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핵심연령(45~54세) 니트족 증가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니트족 지원 대상 연령을 기존 15~35세에서 49세 이하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취업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 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면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