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을 확정 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새벽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승리 연설에 나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쳉웬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주임위원(장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대만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TSMC의 2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이 민주주의 우방 국가로 확산될 것인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TSMC의 최첨단 2나노 반도체 공정이 대만 밖 미국에서도 이뤄질 가능성을 대만 정부 관계자가 직접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TSMC는 그동안 2나노 칩은 대만에서만 생산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실제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트럼프 앞에서 ‘N-1’ 원칙마저 흔들리는 대만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대만 TSMC 로고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최근 대만 반도체 업계에선 ‘N-1 원칙’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N-1 원칙은 대만 내 반도체 공정 수준이 해외 공장보다 1나노 이상 앞서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대만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시차’ 원칙이다. 전 세계 반도체 핵심 공급망으로 떠오른 TSMC를 지렛대 삼아 자국의 안보를 지키고 기정학적 가치를 높이려는 대만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트럼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안 통한다

지난 2022년 12월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열린 대만 TSMC 애리조나 1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모리스 창(張忠謀·장중머우)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TSMC는 650억 달러(약 90조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 주에 반도체 공장 3개를 짓고 있는데, 당장 2028년 가동되는 공장에서는 2나노급 공정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 TSMC 공장과 미국 TSMC 공장 간 기술시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5년 후면 최첨단 칩 생산에 있어 미국 공장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추격자’ 삼성도 美에서 2나노

경계현 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이 지난해 7월 공개한 미국 텍사스 주 테일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TSMC와 발맞춰 2025년 2나노 양산, 2027년 1.4나노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주 한진만 반도체(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하며 사령탑을 교체한 삼성 파운드리는 내년 상반기 화성사업장에서 본격적인 2나노 양산 테스트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