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재난 넘었다…"서버 터질라" 탄핵표결 앞, IT업계도 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당시 트래픽이 몰려 한 차례 장애를 겪었던 IT 업체들이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시민사회단체 참석자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시민사회단체 참석자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오는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IT 업계는 트래픽 증설, 모니터링 강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카카오는 지난 3일 계엄령이 선포된 후 오후 11시쯤부터 갑작스럽게 트래픽이 증가해 카페 접속 등에 장애가 발생했었다. 특히 네이버 뉴스 페이지의 경우 이번 비상 계엄 선포 직후 역대 재해·재난 상황 중 가장 많은 접속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기업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트래픽을 증설하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스·댓글 등 트래픽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의 트래픽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도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서버 확충을 완료했고, 이번 주말을 특별 모니터링 기간으로 지정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카페 접속 장애. 사진 네이버 카페 캡처

네이버 카페 접속 장애. 사진 네이버 카페 캡처

 
통신업계에선 주말에 열릴 촛불집회 등으로 대규모 인파가 오프라인에서 몰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KT는 과천관제센터에 중앙상황실, 6개 광역시에 상황실을 개설해 집중 점검 및 비상 대기를 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트래픽 증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인파가 밀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이동 기지국을 배치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트래픽을 증설하고 이동 기지국을 배치하는 등 주말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패닉 셀’(공포적 심리에 의한 매도)이 몰렸던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돌발 상황에 대비 중이다. 업비트·빗썸은 비상 계엄 선포 직후 일부 기기에서 로그인, 매매 지연 등이 발생한 바 있다. 업비트는 홈페이지에 보상책 절차를 안내하고 있고, 빗썸 또한 피해 보상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금전적 피해와 관련이 있는 만큼 업비트 관계자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프라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도 “인프라 확충을 통해 트래픽 증가에 대비하고자 한다”고 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 분야 2026년도 투자방안(안) 마련을 위한 민관 간담회' 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 분야 2026년도 투자방안(안) 마련을 위한 민관 간담회' 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과학기술정통부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예정돼 있는 장·차관 일정을 업무 공백 없이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5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통신장애나 사이버 해킹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 산하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외부의 사이버 공격 시도에 대비해 24시간 가동 중인 감시 체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사이버 위기 경보 단계는 관심 단계지만, 주의 단계에 준하는 수준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