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렌터카 1위 롯데렌탈 경영권 1.6조에 사모펀드 매각

제주에 위치한 롯데렌터카 오토하우스. 사진 롯데렌탈.

제주에 위치한 롯데렌터카 오토하우스. 사진 롯데렌탈.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른 롯데그룹이 렌터카 시장 1위인 롯데렌탈을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렌터카 사업 진출 9년 여 만이다.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롯데그룹은 이번 매각을 통해 핵심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6일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총 56.2%를 1조6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이다. 양 사는 롯데렌탈의 기업 가치를 2조8000억원 규모로 평가했다. 롯데 측은 “롯데렌탈은 업계 1위로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지만 렌탈업의 성격이 그룹의 성장 전략과 맞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렌탈 지분 5%가량은 호텔롯데가 계속 보유한다.

롯데는 지난 2015년 5월 KT렌탈을 1조200억원에 인수하며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롯데렌탈의 시장 점유율은 20.8%로 1위다. 앞서 어피니티는 지난 6월 점유율 2위인 SK렌터카(15.7%)를 인수하며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번 계약으로 어피니티는 렌터카 시장 1, 2위를 모두 품으며 시장점유율을 36.5%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롯데와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직원의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로 합의했다. 어피니티는 3년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 기간에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매각 작업과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장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분을 매각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는 이번 매매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 글로벌 브랜드 강화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롯데 측은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 전환 이후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며 “4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모빌리티 분야는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중심으로 육성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