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구글, 수퍼컴 '10의 25제곱 년' 걸릴 문제 5분만에 푼 양자칩 개발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로도 10,000,000,000,000,000,000,000,000년(10셉틸리언, 10의 25제곱) 걸리는 계산을 5분 이내에 해낼 수 있는 양자칩을 공개했다.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컴퓨팅의 상용화가 더욱 앞당겨졌다는 평가다.

무슨 일이야

구글의 양자컴퓨팅 연구회사 구글퀀텀AI의 창업자인 하르트무트 네벤은 9일(현지시간) 구글 블로그를 통해 최신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네벤에 따르면 윌로우는 양자컴퓨팅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오류 문제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현 시점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로도 10셉틸리언(10의 25제곱)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이내에 수행할 수 있다.

구글의 양자컴퓨팅 연구회사 구글퀀텀AI의 창업자인 하르트무트 네벤은 9일(현지시간) 구글 블로그를 통해 최신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구글 블로그 캡처

구글의 양자컴퓨팅 연구회사 구글퀀텀AI의 창업자인 하르트무트 네벤은 9일(현지시간) 구글 블로그를 통해 최신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구글 블로그 캡처

이게 왜 중요해

 
양자컴퓨터는 영자역학 원리로 정보를 처리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한 계산을 가능하게 한다. 0과 1 두가지로만 구성된 ‘비트(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0과 1을 혼합하는 ‘큐비트(Qu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는 게 결정적 차이다. 큐비트는 ‘0일 수도 1일 수도 있는’ 상태라 적은 큐비트로도 대규모 연산을 할 수 있다. 즉 큐비트를 여러개 중첩하면 계산 가능한 정보의 수를 얼마든지 늘릴 수 있고, 이 지점에서 기존 컴퓨터와의 성능 격차가 벌어지는 것.

때문에 빠르고 복잡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산업계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항암치료제 등 신약 개발 분야가 대표적이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거나 결합하는 등 계산 과정에서 속도와 정확도를 크게 개선하는 것은 물론, 연구 영역을 고도화할 수도 있다. 그밖에도 신소재 발견, 금융 상품 모델링, 핵융합, 우주공학 등 거의 모든 연구 영역에서 양자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있다.

구글의 양자컴, 뭐가 달라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여태 ‘꿈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것은 물리적 한계 때문이었다. 큐비트를 늘릴수록 입자의 상태가 전파·자기장·열과 같은 외부 영향에 취약해져 계산 오류를 일으켰던 것. 양자컴퓨팅 과정에서 오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정할 수 있느냐는 게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선결 조건으로 꼽혔다.


구글은 이날 네이처(Nature)지에 게재한 발표에서 윌로우를 통해 큐비트를 3x3에서 5x5, 7x7 등 점점 더 큰 격자무늬로 배치함으로써, 양자컴퓨팅이 오류의 '임계값(threshold) 이하'에서 작동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구글 블로그 캡처

구글은 이날 네이처(Nature)지에 게재한 발표에서 윌로우를 통해 큐비트를 3x3에서 5x5, 7x7 등 점점 더 큰 격자무늬로 배치함으로써, 양자컴퓨팅이 오류의 '임계값(threshold) 이하'에서 작동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구글 블로그 캡처

 
구글은 이날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논문에서 윌로우를 통해 양자 오류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큐비트를 3x3에서 5x5, 7x7 등 점점 더 큰 격자무늬로 배치해, 양자컴퓨팅이 오류의 ‘임계값(threshold) 이하’에서 작동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경쟁에서 남아있는 가장 큰 기술적 장애물 중 하나가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구글이 이날 밝힌 윌로우의 성능은 기존 컴퓨터를 압도했다. 구글은 RCS라고 부르는 표준 벤치마크를 오늘날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인 프론티어(Frontier)와 윌로우에 대입했을 때, 프론티어에서 10셉틸리언 년이 걸리는 계산을 윌로우가 5분 이내에 수행했다고 밝혔다. 네벤은 “기존 컴퓨터가 이 벤치마크에서 계속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양자칩은 제곱률(double exponential rate)의 속도로 벗어나고 있으며(peeling away), 우리가 확장할 때마다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더 우수한 성능을 계속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이날 105큐비트 프로세서인 윌로우를 발표했지만, 이는 양자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구글퀀텀AI의 6단계 사업목표(Milestone) 중 두 번째에 불과하다. 구글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양자 컴퓨팅의 한계를 극복해 100만 개의 큐비트를 만들고, 연결하고, 제어하는 것이다. 이는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매우 야심찬 목표로, 현재 기술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네벤도 “우리 앞에 놓인 엔지니어링 과제는 엄청나다. 우리의 목표는 기존 컴퓨터의 범위를 벗어나고, 실제 세계의 상업적으로 관련된 문제에 유용한 알고리즘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자, 엔지니어, 개발자 등을 위해 마련한 자체 교육 과정을 제시하면서 “우리와 함께 이 여정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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